좀 늦게 글을 올립니다
저는 지난 10월 말 서울에서 포항 후배네 집에 놀러갔다가
후배가 백신 주사를 맞고 아파서 눕는 바람에 북구의 영일대 게스트하우스로 급히 숙소를 옮겼습니다
첫날 새벽2시가 넘는 시간에
경찰 두 분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오셨어요
첨엔 무슨 큰 사건이 난 줄 알고 놀랐는데, 알고보니 게하에 묵는 손님 한분이 건물 앞에서
만취해 쓰러져 주무시고 계셨던 겁니다
일행과의 술자리에서 혼자 벗어나 숙소를 찾았는데
입구의 비번을 몰라 잠드셨나 봅니다
경찰 분들은 그 만취해서 거의 의식이 없는 남자분을
침대로 옮겨 눕히고 (심지어 그 방은 비번이 걸려 있어, 비번 알아내는 데도 한참 애먹으셨습니다 ㅜㅜ)
일행들이 연락이 되지 않아 마음고생할 수도 있다며
배터리 아웃된 그분의 핸폰을 꺼내 충전까지 하고, 핸드폰을 켜두셨습니다
다른 방 쓰는 우리들에게 핸폰이 울리면 받아달라 하셨고
혹시 모르니 상태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
너무나 꼼꼼히 일일이 다 체크하신 후에 나가셨습니다
옆에서 지켜보며 감탄했고, 그분들의 세심한 일처리에... 정말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인식이 (그동안은 그닥 ㅎ ㅜㅜ) 확 달라지며
감사한 마음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더군요.
싫은 기색 하나 없이, 그 분의 안전만 신경쓰는 마음이 역력히 느껴져서 사실 진짜... 되게 놀랐습니다
늦은 밤까지 야근하며 시민들, 국민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경찰분들께 감사드리고 (이 글 경찰서 높으신 분이 혹시 읽으신다면 제발 상 좀 주세요. 조용히 묵묵히 고생하시는 그런 분들 찾아서요. 물론 강력사건 해결하시는 분들도 공이 크시지만)
그날 밤, 그 만취한 손님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 주신
이름도 모르는 두 분의 포항 경찰관님께
감사를 드려요. 올해가 가기 전에 이 감사를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